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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참 많이 내리는 겨울.
18-02-12 17:18

         
                                               시절인연 따라  눈 속에서도 매화는 무수히 피어나고. 
 

         

                                        오른부터 -은행나무,벚나무,후박나무(상록수)


         

후박나무 아래 꽃무릇 잎은 초록이 무성하였고

         

큰 계단 양쪽으로 늠름하게 자라는  느릅나무 두 그루.

         

                                     

1,2월 눈이 참 많이 내리는 제주도.

지금도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큰 피해를 입은 농가도 많아서 달리 불평을 할 입장은 아니지만

이월에 할 일이 따로 있는지라 책 읽고 바느질 하며 지내는 나날이 마냥 즐거운 것은 아니다.

기온도 낮아서 얼굴 내민 표고버섯은 자라지도 못하고 그저 제 몸을 단단하게나 만들고 있다.


제주의 겨울이 적당히 포근하여 그간은 제대로 추운 맛을 본 무 말랭이를 만들기 어려웠다.


추위 덕분에 남은 무 모두 뽑아다 무말랭이 감 장만해서 널어 두었으니 다 나쁘지는 않다는 말이 어디에고 적용이 된다.

울안 겨울 먹을 것들도 추위에 파랗게 질려서 뜯어다 먹기에도 그렇다.

이 추위에도 닭들은 하루 거르지 않고 열심히 사랑스러운 알을 내어 준다.


고마운 마음에 지난해 수확 해 둔 늙은 호박 한 통

씩 갈라서 흐뭇한 마음으로 종종 넣어주곤 한다.

닭에겐 별식이다.

색이 짙은 노른자를 만드는 먹이가 된다.

배추쌈 먹고 싶어서 배추 한 포기 베어오면

추위에 부실해진 잎들 어지간하면 넉넉히 떼어 닭에게 주며 부족한 겨울 초록을 먹이곤 한다.

정미소에 가서 햅쌀 방아 후에 나온 싸라기 사다가 후하게 주고

쪼아 먹는 모습 지켜보면서 보내는 시간이 겨울 소일로는 안성맞춤이다.

어제는 풀어 주고 평소에 잘 가지 않는 밭으로 가게 해서 종일 먹였으니

분명히 쇠무릎 풀 씨앗을 쪼아 먹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참 감당하기 어렵게 쇠무릎 풀이 자라고 씨를 맺어 들어가지도 않았던 밭이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풀씨가 얼마나 옷에 들러붙는지 .

주황색이 고운 딱새는 눈바람 속을 포로롱 거리며 다니고

바람개비는 보아주는 사람 없는데 온 종일 죽어라고 돌고 또 돈다.


어지간한 바람에는 소리가 날 만큼 흔들리지 않는 가막살나무에 달아 놓은 워낭도 소리가 들린다.

종일 문명의 소리는 없이 자연의 소리만 들으며 누리는 이 적막과 고요가 너무 좋다면

이것은 어떤 질병이라고 이름 붙일텐가?

이월에는 몇 년 한 자리에서 덩치를 키운 석창포 등 분주해서 심으려 했건만 좀체로 날이 허락해 주지 않는다.

겨울 휴식기간의 큰일인 된장 고추장 담그고 식초도 담가 익히고 있으니 그나마 마음이 온전히 쉬고 있다.


일 년 입음직한 옷 아홉 가지 재단 해두고 하나하나 완성해 갈 재미에 설레며 산다.

일주일에 한 번씩 친구들 모여 함께 그림 그리고

녹두 담갔다 빈대떡이라도 부치는 날에는 친구들 모여서 맛있게 먹고 그렇게 그렇게

소소한 재미 누리면서 이만하면 넘치게 충분하지 하는 마음을 가진다.

누구는 나이 들어가니 마음이 조금해지고 불안이 커진다는데

난 되레 유연해지고 죽고 살 일 아니면 다 괜찮네 한다.

내리는 눈이 다시 많아졌다.

                                                       납매 꽃잎은 얼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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