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재설헌 | B&B Jeju Healing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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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18-08-04 11:59



            




미안합니다.

 

조금은 이기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나를 나무라지 않습니다.

지금은 의무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 없습니다.

반드시 책임져야 할 일도 없습니다.

한 가지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어머니를 모시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머니 살아 계실 적에 모시고 살고 싶다는 소망을

아직은 희망사항으로 두고 지냅니다.

일이 많은 여건에 살지만

온전히 자율에 의해 즐거움을 해 하지 않을 정도의 일을 합니다.

지난 세월 내 일상의 깨소금 역할을 하던 것 외에

새로운 취미들을 내 삶으로 끌어 들였고

그로 인해 다시 하루가 짧다는 느낌을 가집니다.

한편으로는 조용히 명분 있는 일에 접근하여 내적인 만족감을 충족시켜 갑니다.

여전히 앞으로 내 일상에 대한 기대감이 넘치고 설렘 또한 가득합니다.

때때로 에너지를 총 동원한 작업을 하기도 하고

달관한 듯 유유자적을 누리기도 하니

나이 들면서 낭만주의자로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집니다.

과한 이상이나 과한 자긍심은

나이 들어가는 사람에게는 해가 될 수 있습니다.

풀과 나무와 소통하며 보살피고

그들이 티 없이 건네주는 혜택을 누리며 삽니다.

이 땅에 못된 인간으로 살지 않으려 나름대로

삶의 방향이나 내용을 다잡거나 수정하면서 갑니다.

때로는 일상의 편리를 버리고 번거로움을 취합니다.

입에 단 것을 버리고

몸에 단 것을 취하겠노라 노동에 가치를 가득 담아 봅니다.

소소하지만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깜냥의 노력을 해 봅니다.

무엇보다도 밥상의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갑니다.

내 손으로 다 생산할 수 없으니

전국의 농민을 생각하고 그들의 생산품을 찾아보고

구해 먹기를 즐거움으로 여깁니다.

그렇게 질 좋은 음식을 조리하고 먹으며 누군가에게는 미안합니다.

여름나기 책을 쌓아 놓고 읽으며

일평생 글을 모르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미안합니다.

제주 청정 지하수를 올려 마시면서 흙탕물로 연명하는 이들에게 미안합니다.

특히 어린 생명들에게 미안합니다.

못 견딜 것도 없는데 냉방기 신세를 지고 살면서

그런 문명의 혜택 없이 견디며 살고 있는 이들에게 미안합니다.

그렇게 저는 이기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다만 공공의 해가 되지 않게 노력하며 살기를 애 쓰면서

그 정도로 제 삶의 이기를 합리화합니다.

손들과 지내는 여전한 일상이지만

가뭄에 청재설헌 정원의 모든 생명이 고생했습니다.

동산바치인 저도 함께 고생했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드디어 소나기가 내렸고 우섭 급한 갈증은 해소되었습니다.

오늘은 물 주지 않아도 되는 여유를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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